경쟁작

Competition






시놉시스


카나리아라는 상업영화의 주연급 신인배우를 뽑는 오디션에서 떨어진 배우 호준. 40살인 그는 무명 배우이자, 취미인 낚시가 생계 수단이 되어버린 낚시 유튜버이기도 하다. 그는 오디션에 떨어진 다음날도 유튜브 촬영차 저수지 낚시터에 가는데, 그곳에서 자신을 떨어트린 남감독과 카나리아의 주연으로 이미 캐스팅이 확정된 여배우 희진을 만난다. 제작사와의 캐스팅 갈등으로 머리 식힐 겸 낚시터에 내려온 남 감독. 그에게 낚이는 물고기가 되고 싶은 호준. 반면, 카나리아의 배역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지만 큰 작품이라는 이유로 출연을 해야 하는 희진.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는 낚시터의 세 사람. 그들은 어떤 물고기를 잡을까?


연출의도


연기를 한다는 것. 배우로 활동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나 삶의 벽과 마주하는 순간이 있다. 각자의 벽과 마주한 세 영화인을 통해 우리가 낚고자 하는 가치와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BHIFF NOTE


낚시터에서 세 사람이 만난다. 유명 낚시 유튜버와 낚시 유튜버에게 계속 딴지를 거는 사람과 그 남자를 찾아온 여자가 그들이다. 이들은 낚시터 중심으로 보면 낚시 베테랑, 낚시 초보, 낚시 구경꾼 이렇게 분류될 수 있지만, 낚시터 밖의 세상에서는 어제 오디션 본 배우, 상업영화 입봉을 앞둔 남 감독, 감독과 작업 예정이고 남자 배우와도 연이 있는 여배우로 재정렬된다. 어디서 만났느냐에 따라 관계 설정이 달라지고, 또 언제 만났느냐에 따라 인연의 정도가 달라진다. 영화는 낚시터라는 닫힌 공간에서 낚시터 밖의 직업상 힘의 역학이 틈입하면서 인물들 간의 관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하룻밤의 여정을 담는다.


사람들은 양가적이다. 보여지는 모습이 있고 보여지는 이면에 나만 아는 모습이 있다. 또는 내가 보는 남은 근사하고 멋지지만 내가 보는 나는 그렇지가 않다. 그 간극에서 오는 낙차가 때론 우리를 가라앉게도 하고 때론 우리를 긴장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은 그 간격을 알면서도 아닌 척 신경 쓰며 살아간다. 영화 속 인물들은 이런 양면을 가지고 아닌 척 행동한다.

 

호준은 한때 신인 연기상을 받았지만 지금은 다음 작품이 불투명한 무명 배우이고, 현재는 낚시계에서 유명한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남 감독 역시 같은 해 신인 감독상을 받고 차기작을 준비 중이지만 주연 배우 캐스팅 하나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잠수를 타는 중이다. 그러면서 여배우를 불러 썸 타는 미끼를 던지고, 반면 오디션 본 호준을 알아보고 계속 딴지를 걸며 위계를 활용한다. 이 와중에 두 남자 사이를 조율하는 여배우 희진은 역할을 욕망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발적인 모습으로 역할을 포기한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이들의 측면 모습이 자주 담긴다. 정면보다는 측면의 모습은 다른 한 모습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주요 인물들의 설정과 관계를 통해 양면을 지속적으로 드러내지만, 가장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인간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한 장면이 있다. 영화에 짧게 출현하는 낚시꾼의 등장이 그 사례이다. 그는 잠시 자리를 비운 호준의 자리에 일부러 찾아와 말도 안되는 욕을 하며 낚시 미끼통까지 뒤엎어버리고 가면서, 막상 호준을 만나서는 그 앞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사인을 요청한다. 이때 호준은 그의 양면 중 한 면을 보고 사인을 해주고 남 감독은 그의 다른 한 면을 바라본다. 그리고 당사자 낚시꾼은 자신의 양면을 각각 보고 있는 호준과 남 감독 앞에서 비굴하면서도 당당하다. 이렇게 영화는 표면적으로 잔잔해 보이는 인간관계의 물밑에서 각종 감정들이 분주히 오가다, 어떤 감정이 낚여져 수면 위로 올라오는지를 지켜보게 한다. 인간의 욕망과 시기와 불안과 허세가 넘실거리지만 평온하다. 이게 예측 불가 인생의 묘미이자 버거움이다.

 

영화는 호준이 낚시터를 들어서는 것에서 시작하고, 낚시터에서 강에 던져 버려진 시나리오를 낚는 것에서 마무리하면서, 에필로그에서는 그가 낚시터를 찾아가고 있는 장면에서 끝맺는다. 선형적 시간상의 변칙에도 불구하고 호준은 늘 차와 낚시터란 공간에 갇혀 있다. 인물은 공간에 갇혀 있지만 종종 공간이 인물 없이 빈 공간으로 남아있는 것 또한 의미심장하다._이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