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아동보호 실태조사차 구시맨숀을 찾은 정미는 그곳에서 어린 남매 준희와 준서를 만나게 된다. 누가 시킨 듯 부모님은 곧 돌아오신다는 말을 되뇌던 아이들은 갑자기 안방으로 들어가 바닥을 가리키는데… 노란 장판 아래 커다란 맨홀이 있었고, 정미는 아이들로부터 그곳에 들어가줄 것을 제안받는다.
연출의도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검은 구멍을 안고 살아가지 않을까.
BHIFF NOTE
아동학대, 돌봄에서 벗어난 아이들, 가해자인 부모들에 대한 사건과 뉴스가 나올 때마다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와 시스템에 대한 말들이 잠깐 올라왔다 사라진다. 그리고는 새로운 사건처럼 똑같은 일들이 다시 반복된다. 무심한 반복의 현재 속에서 심연의 공포가 발생한다. <홀>은 아동학대 ‘예방’ 방문 점검 중인 초보 복지과 공무원 정미와 버려진 남매(준서 · 준희)를 통해 이 공포스러운 세상을 드러내고 있다.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2009)이 상기되기도 한다. 방 안의 어두운 구멍, <홀>은 아동학대를 외면하고 있는 어른들을 향한 복수의 레퀴엠이다. 방안에 뚫려있는 구멍은 스스로 외면했던 어느 순간, 공권력이 지나쳤던 어느 때와 곳에 함께했던 모든 이의 무덤이자 그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구멍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물의 장르 컨벤션을 잘 활용하고 있다. 모르는 것이 가장 무섭다. _전병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