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어느 겨울, 같은 반 친구인 수정과 주희는 함께 땡땡이를 친다.

오랫동안 수정을 좋아해 온 주희는, 그곳에서 피하고 싶은 과거의 한순간과 마주한다.


연출의도

잘 풀리지 않는 너의 짝사랑에 응원을 보내.

외롭고 쓸쓸한 사랑의 순간들도 모두 알아봐 줄게.


BHIFF NOTE

묻고 답하기. 답을 듣기 위해서는 먼저 물어야 한다. 묻지 않고 원하는 답을 기다리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나의 마음을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줄 거라는 사자성어는 연애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우리는 주희와 수정 사이에 주고받은 편지 내용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수정이 영국으로 떠나기 전, 주희가 다니게 될 대학교 교정에서의 하루를 보낸 것이 사실 수정의 답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태와 현상만으로도 충분했다. 과거에 부치지 못한 편지가 사실은 전달되었을 것이라는 회상이나 상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했다. 서서히 감정을 쌓아 올리는 연출자의 화법이 영화에 대한 신뢰를 서서히 쌓아가게 한다. <어린 겨울>은 부치지 못했지만 전해진 주희의 편지와 닮아있다. _전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