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모델하우스에 사는 굶주린 노숙자는 기이한 힘을 가진 냉장고를 발견하게 된다.

냉장고의 힘을 깨달은 노숙자는 미친 듯이 썩은 음식들을 신선한 음식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연출의도

사람의 끝없는 욕망과 그 허무함에 대하여 말하고 싶었다.

소원을 들어주는 장치로 말미암아 욕망이 점차 커지는 과정을 그린 <프레쉬>는 드라마 <환상특급>이나 <기묘한 이야기>의 한 에피소드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프레쉬>는 내용의 참신함보단 탐욕이 부른 파국을 다룬 작품들을 인용하여 ‘신선하게’ 재가공한 시도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주인공의 ‘손’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원숭이 손을 통해 지나친 욕심을 경고한 소설 <원숭이 손>의 영향을 받았다. 둘째, 주인공이 먹는 ‘사과’는 성경에서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원인인 죄와 타락을 품은 선악과에서 가져왔다. 셋째, 주인공이 발견한 ‘냉장고’는 현대인의 물질적 욕망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과욕과 기술 발전의 부작용을 경고한 영화 <플라이>(1986)의 물질 전송기에 빚을 진다. 사회적 지위나 부를 표상하는 공간을 파는 ‘모델하우스’를 배경으로 삼은 점도 눈에 띈다. _이학후